많이 힘들었지. 고작해봐야 13년도 11월 23일생인 너는 고작해야 17년도 12월 7일, 만 4살 밖에 되지 않은 너를 이렇게 보낼줄은 몰랐다. 미안해, 변명이고 너무 나쁜 말이지만 언니도 너무 힘들었어. 정신도 망가지고 몸도 망가지고 내 밥 하나 챙겨먹지 못해서 동생들이 와서 돈써서 챙겨주고.. 돈 삼만원이 없어서 네 밥하나 제대로 챙겨주지 못하고, 맛있는 고기 한 점 더 챙겨주지 못하고, 그렇게 차갑고 배고프게 너를 보냈다. 이제 조금씩 정신 차리고, 자리잡으려고 노력하고 있고 다시 일어서려 하고 있으니 조금만 더 견뎌주면 빨리 다시 맛있는거 많이 먹여서 살도 찌워주고 산책도 많이 나가고 병원가서 검진도 받고 스켈링도 해주고 다 해줘야지 했는데 우리 아가, 네가 그만큼 버틸 수 있는 상태가 아니란걸 너무 늦게 알았다. 기다려 줄 수 있기엔 너무 오랜 시간 힘들게 버텨온걸 너무 늦게 알았다. 출근하기전 방문너머 들리는 너의 낑낑거리는 소리를 들어올때 먹을거 사올게, 라며 읊어버리고 나가서는 안됐다. 가장 행복할때, 그 모습을 그린 초상화를 보니, 그 그림의 원본인 사진을 보니 이렇게 예쁘게 웃을수 있는 너였는데, 네 웃음을 본지가 너무 오래되었다는걸 깨달았을 때는 너무 늦었다. 아가, 내사랑. 우리 똑똑한 짤몽이. 뭘 가르쳐도 금방 배웠고, 눈치도 빨라서 내가 조금이라도 슬프면 같이 불안해해주고 즐거우면 같이 행복해해주고, 화내면 눈치보며 내 손을 핥아주던 너였는데. 나는 너가 힘들고 슬프고 내가 필요할 때 한번을 챙겨주질 못했다. 아가, 언니가 미안해. 언니가 죄인이고 나쁜년이다. 지금은.. 언니 코부한테는 다신 이런 실수 없도록. 밥도 잘먹여주고, 이제 언니의 남자친구가 된, 코부의 아빠 노릇을 하고 있는 그때 그 더벅머리 청년이 매일매일 간식도 사다 챙겨주고, 물도 밥도 잘 챙겨주고, 패드도 잘 갈아주고, 빗질도 해주고, 발톱도 깎이고 산책도 나가고 한단다. 네가 옆에 없는걸 알기는 하는지 코부는 건강히 잘 지낸다. 미안해 우리 아가, 더 오래 건강하고 행복하게 해줬어야 했는데 난 아무것도 준비가 되있지 않았고 나도 너무 어렸나보다. 아버지가 네 소식을 듣고 언니 생전 두번째로 눈물을 보이시더라. 아버지가 그렇게 교도소로 가시지 않았다면 아버지랑 살고 있었다면 네가 이렇게 지독하게 외롭고 힘들게 가버리진 않았을텐데. 다 내탓이다. 사랑하는 우리 아가, 내 짤몽아. 똑똑하고 예쁘고 사랑스럽던 너는 평생 언니의 자랑이고 사랑이자 가장 아픈 손가락이야. 미안해. 미안하고 너무 사랑해. 사랑해 우리 아가, 내 짤몽이. 내 새끼... 언니 미워도 기다려줄래, 제발 한번만 더 안아줄수 있게 해줄래, 한번만 용서해주겠니.... 미안해.. 미안해 우리 아가.... 죽을때까지, 죽어서도 잊지 않고 사랑할게 내 아가야..